저기 아주 추하게 울고 있는 수호자가 있었다. 팔 다리가 어찌 되든 완전히 주저 앉은 모양새로 목이 터져라 울음을 터뜨렸다. 처음엔 멀리서도 잘 들렸던 소리가 지금은 건물 하나를 사이에 두어야 간신히 들렸다. 끅끅거리는 소리, 딸꾹질 하는 소리, 간간이 코 삼키는 소리, 시멘트 바닥에 다리가 끌리는 소리... 가끔씩 사람 이름 같은 것도 들렸다. 전 화력팀...
"와.. 이거 너무 슬프다..." 헌터는 코를 훌쩍였다. 멋대로 골라잡은 게 하필이면 눈물이 줄줄 나는 로맨스였다. 왜 주인공은 행복할 수 없는 건데! 그가 눈물 젖은 목소리로 외쳤다. "딱히 남의 이야기도 아니잖아." 워록이 말했다. "그래서 더 그런 거야. 난 주인공이 행복했으면 좋겠어. 우리 얘기 같잖아." 헌터가 침울하게 말했다. 그 모습에 워록은 ...
따끔한 통증이 기억 언저리에서 올라왔다. 신경쓰지 않으면 금세 잊혀질 작은 고통. 그건 아주 작은 틈새라 비집고 올라오는 양도 무척이나 적었다. 워록은 무심히 손끝을 비볐다. 옅은 주홍빛은 살갗에 얼마 번지지도 못했다. 바늘과 같은 작은 상처에 약을 바르는 이가 누가 있을까. 워록은 한숨을 쉬었다. 그는 이런 일에 무턱대고 고스트를 찾을 만큼 소심하지 않았...
매번 보는 풍경인데, 문득 다른 감정을 느낄 수가 있을까요? 항상 보아왔던 광경인데 이제와 이러는 이유가 대체 뭘까요? 헌터는 매스꺼운 연기가 풀풀 나는 엔진을 짜증스러운 눈으로 바라보았습니다. 그의 파란 렌즈는 좁게 구겨졌고 파란 하늘엔 사고 장소를 알리는 시꺼먼 연기가 치솟았어요. 그 광경이 어찌나 불길하던지 주변을 어슬렁 거리던 야생 야수들도 숨어버렸...
나는 마당에 쌓인 눈에 그만 넋을 잃어버렸다. 소박하고 은은한 빛이 시선이 닿는 곳곳마다 가득 차 있었다. 안료로는 결코 흉내낼 수 없는 깨끗함이 눈을 부시게 했다. 소복히 내려앉은 눈덩이들 사이로 수호자들이 신나게 뛰어다녔다. 걔중에는 손으로 바닥에 하트를 그리는 수호자와 서로 눈싸움을 하는 이도 있었다. 어떤 이는 아예 바닥에 드러누워 하늘을 수놓는 풍...
수호자 하나가 있었다. 비척이며 걷는 모양새는 사람과 비슷했지만 그것과 닮았다. 굴복자. 굴복자는 깨진 헬멧으로 세상을 본다. 춥고 시리며 어둡게 일렁거리는, 저만 아는 세상을 보고 있다. 그는 한 명이 아니다. 한 개체와 뒤섞인 여러 존재가 있다. 분명 실존하지 않았을 어떤 것. 수호자는 적과 싸워 얻은 전리품을 뒤적여 쓸만한 보호구를 찾아낸다. 머리를 ...
1.타이탄입니다. 예의바르고 순수하며 충직한 여행자의 노예죠. 그는 오늘도 어김없이 화력팀을 위한 쿠키를 굽습니다. 냄새가 좋군요! 잘 구워진 쿠키는 눈부신 그의 미소만큼이나 팀원들의 가슴을 따뜻하게 합니다. 정말 착해요. 우리 타이탄! 2.워록입니다. 네? 아직 아무말도... 당신은 연구에 방해가 된다며 쫒겨납니다. 역시 예민하군요. 고지식한 천재의 길은...
- 글을 읽기 전 주의 사항! (별별별별별표!) - 이 글은 헌터의 지극히 주관적이고 이기적인 관점을 중심으로 좋아하는 것을 정리한 것입니... "헌터 여기는 이기적인이 아니라 개인적인이 맞지 않을까?" 하얀 바탕에 노란색 귀여운 병아리가 삐약이는 노트를 든 타이탄이 첫 장도 넘기지 못한 채 말을 꺼냈다. 그는 "정말? 그래! 어디어디!" 라며 총총 걸어온...
며칠 전에 비에 찌든 새끼고양이를 봤어. 몇 걸음만 옆으로 옮기면 비를 피할 수 있을 텐데도 고스란히 그 차가운 비를 다 맞고 있더라고. 안쓰러운 마음에 가니까 옆에 죽은 어미의 시체가 있었어. 묻어주려해도 빗물에 형체가 다 뭉개진 바람에 들어올릴 수 가 없는거야. 새끼만이라도 살려야지 싶어 감싸 안았는데 그제야 알겠더라고. 어미도 얘도 비가 오는 건 이제...
있잖아. 멍하니 걷던 수호자가 짧게 소리를 내었다. 그는 고개까지 기웃거리고는 왔던 길을 되돌아가기 시작했다. 느려진 걸음에 고스트가 그보다 아주 약간 앞서게 되어 자연스레 그의 얼굴로 몸체를 틀었다. 작은 친구가 말했다. 왜요? 뭔가 잊으셨나요? 그는 그의 친구에게 답하기 위해 고개를 들었다. 응. 근데 너무 오래전이라.. 수호자는 망설였다. 제 아래 걸...
나의 수호자는 인간이었을 때의 기억이 남아있다. 대개 여행자의 선택을 받으면 사라져버리는 기억들이 수호자에게는 옷 위에 얼룩처럼 드문드문 남았다. 온전한 것은 아니라, 가끔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로 예상하건데 아주 먼, 적어도 황금기 시절보다 더 먼 과거였을 것이라 어렴풋이 생각했다. 그는 오늘도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기억에 어찌할 바를 모르듯 두서없이 말을 ...
[헌신은 용기를 고취하고, 용기는 희생을 불러오며, 희생은 죽음으로 이어지니.....] 그리하여 평화는 선택된 자들의 시체 위에서 빛나는 핏빛어린 영광이었다. 빛이 있으면 어둠도 존재하듯 구원과 죽음은 공존해야만 했다. 그것이 세상의 이치라고. 흙더미 속에 함몰되어 차갑게 식은 수호자가 그랬다. 문득 고개를 든 호손은 새벽안개로 가득 찬 도시를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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